OTT와 CTV ! 미국 정치 광고 매체 판도를 바꾸나?
미국의 중간선거가 이제 곧 종료됩니다. 선거에서 정치 광고는 유권자를 설득하는데 매우 중요한 방법입니다. 2014년에서 2020년의 정치 광고로 지출된 금액의 매체별 변화를 보죠. (아래 표)
지상파 매체가 하락하고 2018년 부터 디지털이 가파르게 올라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광고매체로 각광 받았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그런데 이번 미국 중간 선거에서는 새로운 매체가 급 부상합니다.
정치광고 신흥 매체 'OTT'
정치 광고 매체로 OTT가 매우 각광 받고 있습니다. 정당과 정치인의 주장이 스트리밍 매체를 통해 광고 되는 것을 한국에서는 아직 불가능합니다.
미국에서 AVOD, FAST, CTV 등 신흥 광고 매체로 OTT가 부각 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들의 관심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22년 미국 중간 선거에 총 사용되는 광고 예산 (78억 달러) 의 약 15%가 OTT 매체에 사용될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존 TV로 집행될 예산이 OTT로 재 할당되는 경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AXIOS에 보도된 표를 볼까요.
2022년 미국 중간선거는 OTT의 정치 광고 지출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보이는 첫번째 시기입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포함된 ‘디지털’ 매체 와 거의 유사한 점유율 수준으로 단번에 부상했습니다.
이는 애플의 개인 정보보호 정책에 의한 페이스북 광고의 개인 타겟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셜 미디어의 위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디즈니 훌루의 정치 광고 거절 해프닝
이번 중간 선거에서 OTT가 광고 매체로 부상하는데 디즈니의 역할도 한 몫 했습니다. 지난 6월 미국의 민주당은 중간 선거의 핵심 주제였던 낙태, 총기법 이슈에 대한 정치 광고를 디즈니의 ‘훌루’에 편성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훌루는 이를 거절하죠. 그리고 훌루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boycotthulu 운동이 불거지자 결국 광고 게재가 승인 됩니다.
이런 해프닝으로 정치 광고의 매체로서 OTT가 더 주목 받게 됩니다.
사실 디즈니의 고민도 있습니다. 디즈니는 가족 친화적 콘텐츠와 이들의 기업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디즈니+ 가 광고 상품을 출시하면 정치광고, 주류 광고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넷플릭스도 정치광고를 포함하지 않겠다고 했죠.)
디즈니 자회사인 훌루가 이를 허용함으로써 디즈니+의 원칙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레거시미디어를 떠나는 유권자들
OTT가 정치 광고 매체로 부상한 것은 기존 미디어의 퇴조와 시청자들의 트렌드 변화 때문입니다. 유권자의 80%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고 특히 밀레니얼 및 Z세대 유권자들은 케이블TV를 아예 시청하지 않는 비율이 40대 이상의 2배입니다.
아울러 구독형 매체만 존재한다면 아예 광고 삽입이 불가능하지만 ‘광고 OTT’ 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 또한 정치인들의 관심을 촉발시켰습니다.
유권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가는 정치인들의 속성으로 본다면 OTT는 새롭게 떠오르는 유세 장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디즈니, 넷플릭스 등 탑 티어 OTT들은 정치 광고를 다소 주저하지만 다른 광고 OTT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OTT가 정치 광고 매체로서 장점이 많은지 적극적으로 전파하려고 합니다.
위치 및 데이터 기반 광고 OTT의 장점
이들의 주장을 모아보면 이렇습니다.
OTT가 정치 광고 매체로 잇점은 여러가지 입니다. 우선 7천만 이상의 미국 가정에서 OTT가 이용되고 있고, OTT 시청 춍 시간의 58%가 광고 지원 OTT 에서 발생합니다. (광고 매체로 커버리지가 충분하다는 데이터를 인용한 것인데, 객관적 지표는 아닙니다.)
광고 OTT를 통해 젊은 유권자를 공략할 수 있고 기존 TV 광고 보다 저렴합니다. 그리고 데이터 기반 광고 집행 측면에서 기존 TV의 성능을 능가한다는 주장입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미세한 타겟팅과 콘텐츠 소비 데이터에 기반한 흥미 기반 타겟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자연 다큐멘터리를 자주 시청하고, 아이 용 애니메이션도 동시에 시청하는 가구는 ‘구후 변화’에 대한 정치 광고를 집행하기에 얼마나 좋으냐는 추천도 합니다.
케이블의 지역 기반 타켓팅 기능이 CTV로 이동
지역 기반의 타겟팅은 원래 케이블TV가 누리던 매체 영역이었습니다. 케이블TV는 태생적으로 특정 지역을 분할한 프랜차이즈 입니다. 그런데 스마트TV, 로쿠 등 커넥티드TV는 전국적 커버리지를 포괄하지만 주소기반 타겟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케이블TV 가 점유한 지역들 보다 더 세분하게 쪼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블TV는 선형 채널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중심이지만 CTV는 OTT들을 모두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대부분 포괄합니다. 그리고 OTT 정치 광고의 긍정적 전파자들은 CTV가 보유한 ACR 데이터를 강조합니다.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관람할때 송출되는 ‘오디오’ 신호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고 실시간 채널과 OTT 전체로 데이터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광고 타겟팅에 핵심 기술임을 자랑합니다.
프로그래밍 방식 실시간 입찰도 가능
또 하나는 광고 판매 방식도 변화합니다. 기존의 TV에 집행되는 정치 광고는 미리 작성된 단가표와 편성 스케쥴에 따라 집행됩니다.
CTV에 편성되는 정치 광고는 프로그래밍 방식의 실시간 입찰을 통해 구매가 가능합니다. 온라인 광고와 마찬가지로 타겟의 관심, 구매 행동을 기반과 더 잘게 쪼개진 지역을 타겟팅 하며 광고 집행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 광고를 평등하게 수용해야 하는 TV 매체에 적용되는 법적 규제가 아직 OTT에는 없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정치인들을 불러모았습니다. (물론, 매체력이 커지면 규제 시도가 있겠지요)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더 큰 역할
2022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OTT/CTV는 디지털 매체와 거의 유사한 비율(14.9%)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케이블TV에 근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OTT는 정치 광고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무엇보다 2년 동안 광고 기반 OTT와 이를 실어 나르는 CTV가 더 성장할 것이 분명하고, 유권자에게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애드테크들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OTT와 CTV가 정치 광고에 활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적 매체로 성장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일반 광고 매체로 인정 받았다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한국 OTT 시장은 아직 다양성이 부족합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이 먼저 한국 시장에 광고 OTT를 시작합니다. CTV의 이용도 증가하고 있죠. 한국도 정치 광고 매체로 OTT, CTV가 역할을 할 때가 올것입니다. 글로벌 OTT가 주도하는 시장 보다 국내 OTT들이 개척하는 시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