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실시간 채널 등장 : 프랑스 TF1 제휴가 미치는 영향

넷플릭스에 실시간 채널 등장 : 프랑스 TF1 제휴가 미치는 영향

Jeremy
Jeremy

프랑스의 넷플릭스 시청자들은 프랑스 최대 상업 방송사인 TF1의 5개 방송 채널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세계 최초 : 실시간 채널 제휴

이 서비스에는 스포츠 중계와 같은 실시간 방송 채널과 VOD 콘텐츠가 모두 포함됩니다.

민영 지상파 방송사인 TF1의 5개 채널(TF1, LCI, TMC, TFX, TF1 Series Films)을 모두 스트리밍하며, TF1의 OTT 플랫폼인 'TF1+'의 콘텐츠도 포함됩니다. 2026년 부터 서비스가 개시되며 실시간 방송국 채널이 넷플릭스로 제공되는 전세계 최초의 제휴 입니다.

이는 마치 미국의 NBC나 한국의 SBS와 같은 주요 상업 방송사이자 지상파 방송국이 넷플릭스에 채널을 제공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이벤트, 라이브 스포츠, 라이브 토크쇼 등을 제공한 사례는 있지만, 방송국의 라이브 피드를 직접 제공한 적은 없습니다. 이번이 24시간 방송되는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는 첫 번째 시도입니다.

넷플릭스 다이렉트

넷플릭스는 국가별로 새로운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성공적인 모델을 다른 국가로 전파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습니다. 2020년 프랑스에서는 '넷플릭스 다이렉트'라는 실시간 TV 채널 서비스를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마치 가상 TV 채널처럼 넷플릭스의 일부 콘텐츠를 편성하여 제공하였습니다.

2020년 당시 넷플릭스의 창립자이자 CEO였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선형 TV는 향후 20년 동안 매년 쇠퇴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을 가진 이들이 프랑스에서 조용히 실시간 TV 채널 서비스를 실험한 결과, 2025년 여름에는 지상파 방송국을 통째로 넷플릭스에 입점시키는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TF1 제휴가 미칠 영향

TF1은 프랑스의 주요 방송사로, 24%의 시청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주요 선형 TV 방송사인 NBC, CBS, ABC, Fox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TF1의 아침 TV, 드라마, 뉴스, 축구 등 모든 콘텐츠를 추가 비용 없이 넷플릭스 앱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광고 OTT로 사업 모델을 전환한 넷플릭스가 실시간 방송 채널을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각 국가마다 유료 방송 가입자와 시청률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방송국들의 광고 수익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로 방송사의 실시간 채널과 VOD로 거의 100% 이동했다는 것은 케이블, IPTV 등 유료 방송 플랫폼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TF1을 통해 광고 인벤토리를 공유하여 광고 사업을 전개한다면, 이는 다른 방송사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해외 OTT에 점령 당한 프랑스

프랑스에서 넷플릭스는 약 1천3백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OTT 시장의 약 35%를 차지합니다. 프랑스의 OTT 시장은 넷플릭스, 아마존, 디즈니+, HBO MAX의 가입자가 거의 80%에 달할 정도로 해외 OTT 서비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TF1의 노림수 : 넷플릭스 가입자 공략

Ampere의 소비자 설문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정기적인 선형 TV의 주간 시청 시간이 구독형 OTT보다 긴 독특한 시장입니다. 이러한 조건 때문에 2020년 넷플릭스 다이렉트가 출시되었을 것입니다.

해외 OTT의 시청자 장악력이 극대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 채널의 시청률이 높은 특이한 시장에서 TF1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시청자 확보에 나선 것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이러한 예측이 증명됩니다.

TF1만을 시청하는 집단은 23%, TF1과 넷플릭스를 동시에 시청하는 집단은 32%, 넷플릭스만 시청하는 집단은 29%입니다. TF1은 넷플릭스 플랫폼에 진입하여 넷플릭스 구독자를 타겟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TF1 시청자 군 분석 / 출처 : Ampere Analysis

넷플릭스 : 프랑스 점유율 확대 전략

특이한 점은 프랑스의 안테나 보급률이 미국에 비해 높아 누구나 무료로 TF1을 시청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넷플릭스의 시청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TF1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가능했습니다.

실시간 채널의 수요가 여전히 높은 프랑스의 시청 환경에서 넷플릭스는 2위인 아마존과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무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델이 미국과 한국에서도 시도될 수 있을까요?

미국 시장에 도입 가능성 : 낮음

미국은 전국 지상파 방송국과 지역 방송국 간의 협업 구조가 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해 있습니다. 프랑스의 TF1은 전 지역에서 운영되는 단일 방송국이기 때문에 제휴가 용이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러한 계약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여러 언론의 평가입니다.

아울러 미국의 레거시 미디어들은 자체 OTT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뉴스 및 스포츠 채널들은 여전히 케이블 TV에서 수수료와 광고 수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훌루, HBO MAX 등 레거시 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미국 시장에서 적정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TF1과 같은 제휴가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벌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케이블TV 가입자 하락 수준에 따라 유통 전략은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시장 도입 가능성 : 높음

한국의 OTT 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요? 현재 넷플릭스의 이용자 점유율은 약 35%에 달하며,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경우 이들의 점유율은 약 3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합병 법인이 성공적으로 OTT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TF1과 같은 제휴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지상파 3사는 자체 OTT 플랫폼을 폐기하게 됩니다.

합병 법인의 방송국 주주사들이 넷플릭스에 콘텐츠 판매를 늘리면 통합 OTT 플랫폼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면 방송국들의 마지막 보루인 실시간 채널도 TF1 처럼 판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전세계 모든 국가의 미디어 산업은 비슷한 생태계가 작동합니다. 이번 TF1 제휴는 레거시 미디어 진영 들에게 고민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점점 TV를 닮아가는 넷플릭스의 기세 앞에 레거시 미디어의 운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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