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숫자를 포기한 [넷플릭스]의 새로운 야먕

가입자 숫자를 포기한 [넷플릭스]의 새로운 야먕

Jeremy
Jeremy

930만명 가입자 순증


넷플릭스의 2024년 1분기 사업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가입자 모두 예상 보다 높은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가입자 : 930만명을 추가하여 2억 6,96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

-매출 : 전년 대비 14.8% 증가한 93억 7천만 달러

-순이익 : 전년 대비 77% 증가한 23억 달러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 이익률은 22.4% 로 월가의 전망치 보다 높습니다. (아래 표 참조)

압도적 1위

매출과 이익에 집중하도록 요구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켰습니다.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등 레거시 미디어 기업들 보다 이익, 매출, 잉여 현금 흐름 등에서 훨썬 건전한 경영 실적을 보여준 것이죠.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에서 “가구당 평균 2명이 넷플릭스를 시청한다고 보면, 우리는 5억명이 넘는다. 어떤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이 정도 규모로, 이런 야망을 갖고 프로그래밍 하기는 어렵다” 며 자화자찬 했습니다.

이 말은 허세는 아니죠. 비밀번호 단속, 광고 상품 출시 이후 꾸준히 가입자를 늘려가며 레거시 미디어 그룹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수준으로 격차를 벌렸습니다.

아시아, 유럽 견인

다만, 이 가입자의 성장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작년 대비 +20% 성장), 유럽중동 (+19% 성장) 하는 등 미국이외의 지역에서 견인되고 있습니다. (아래표 참조)

미국, 캐나다 지역 가입자는 전체 넷플릭스 구독자의 31%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수치는 5년 전 45% 였습니다.

가입자당 매출인 ARM 은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습니다.  아시아 , 아프리카 등 가격이 낮은 지역의 매출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스트리밍 시장의 넷플릭스의 위치는 독보적입니다. 이만큼의 성장 지표를 꾸준히 실현하고 있는 유일한 미디어 회사입니다.

가입자 숫자 미공개 선언

그런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주식가치는 -10% 이상 하락하였습니다.

2분기 매출 및 영입이익율 가이던스가 낮다는 월가의 평가 때문에 하락의 빌미를 주었지만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2025년 부터 가입자 수에 대한 분기별 업데이트 정보 제공을 중단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주식 가치는 구독자 수가 핵심 지표 입니다.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성장성에 대한 예측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성장 둔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결정을 왜 내렸을까요?

가입자는 사업의 일부분

넷플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주주서한에서 “수익과 이익이 부족했던 시기에 구독자 수 증가는 우리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 였다”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당한 이익과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고 있고, 광고 등 새로운 수익원을 키워야하는 시점에서 가입자 수는 성장의 한 구성요소일 뿐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넷플릭스의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독보적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성장 단계가 둔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습니다.

지난 4년간 글로벌 구독자가 65% 증가한 반면, 미국, 캐나다 지역 증가는 18%에 그쳤습니다. 지역 가입자의 성장만이 넷플릭스의 유일한 출구인 셈이죠.

2022년 1분기 넷플릭스가 사상 최초로 분기 가입자가 하락한 이후 2년 만에 독보적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2년 동안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 효율화, 비밀번호 계정 단속, 지역별 오리지널 강화, 광고상품 출시 등을 통해 경쟁사를 따돌려 왔습니다.

하지만 가입자당 매출이 가장 높은 미국, 캐나다 구독자의 수는 타 지역에 비해 느립니다. 그리고 아시아 등 성장이 남아있는 시장의 가입자당 매출은 지루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참여도 = 시청 시간

가입자의 성장이 매출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가입자의 성장 보다 더 중요한 지표는 ‘가입자당 시청시간’ 입니다.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매월 신규 가입자의 40% 이상이 저가의 광고 상품에 가입되기 때문에 ‘가입 = 매출’ 이던 과거 관점에서 ‘시청 시간 = 매출’ 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넷플릭스가 꺼낸 핵심 지표는 ‘참여도(engagement)’ 입니다. 넷플릭스는 주주서한에서 무려 이 단어를 14번 언급 할 정도입니다.

“스트리밍의 성공은 ‘참여’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더 많이 시청하면 더 오래 넷플릭스에 머물고 더 자주 타인에서 콘텐츠를 추천하며 넷플릭스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고 주장합니다.

‘참여 = 시청시간’ 이라 정의한다면 넷플릭스는 이미 이 지표를 꾸준히 관리해 왔습니다. 2년전 가입자가 처음 분기 하락을 맞이한 시점의 미국의 TV 시청 시간 점유는 6.3%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8.4% 대의 점유율로 높였고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넷플릭스 TV 시청 시간 점유율 변화 추이

TV 시청시간 점유 10% 목표

이번 실적발표에서 넷플릭스 CFO는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의 TV 시청시간 점유율이 10% 미만이고 아직도 넷플릭스를 미 시청하는 가구수가 수억개가 넘는 점을 지적합니다.

국가별 TV 점유 수준을 10% 까지 높여가겠다는 의지를 밝힌것 입니다.

시청 시간을 높이면 가입자 유지율과 가입자당 매출은 상승합니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숫자 보다 ‘참여’ 지표에 올인하는 이유겠죠.

Variety의 보도에 의하면 애플이 2028년 아이폰을 포함한 제품들의 판매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그 이후 4배 이상 주가 상승을 만들어 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가입자 숫자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매출과 이익율의 상승을 증명함으로써 애플처럼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다는 바램인 것입니다.

당분간 넷플릭스 가치 논쟁이 이어질것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은 ‘콘텐츠 장악력’ 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결국 ‘넷플릭스 세상’으로 가지 않을까요?

국가별로 TV 시청 시간 점유 10%를 꿈꾸는 넷플릭스의 전략이 무섭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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