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어 TV의 미래
OTT가 대세가 되고 있는 시대에 TV는 어떤 위상일까요? TV의 원조는 ‘방송채널’ 입니다. 소위 리니어TV(방송 스케줄이 정해진 TV 방송) 라 불리우는 TV는 구독자 여러분들도 쉽게 체감하듯이 점차 시청자들로 부터 외면 받고 있지요. 그렇다고 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고령화, Ondemad 로 변화하는 TV
닐슨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예상하듯, 전세계적으로 18세에서 49세 까지의 TV 시청 고객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황금시간대에 시청자군은 점차 50세 이상으로 치우쳐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2021년 4분기 케이블TV의 전체 시청율의 68%가 50세 이상의 시청자들로 부터 발생했습니다. 17세 이하의 시청율은 불과 6% 수준입니다. 리니어TV의 시청율은 2019년 이후 18% 감소 했습니다.
리니어TV의 인기 콘텐츠들은 드라마, 오락, 뉴스, 스포츠 등입니다. 이중에서 드라마는 시간에 맞추어 시청하는 방식 보다 보고싶을때 보는 ON DEMAND 시청이 보편화되어 있지요.
그리고 방송국들이 자신들의 OTT를 성장시키기 위해 OTT 전용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량을 늘리면서 스스로 OTT로 시청자들을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방송국의 OTT 오리지널 제작량 증가
미국의 Ampere Analysis 가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미국의 주요 지상파, 케이블 방송국들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오락 콘텐츠들이 점차 OTT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OTT를 먼저 공개하는 드라마의 제작량이 40~50% 비중으로 서서히 역전되고 있습니다.
방송국들 중에서 OTT를 먼저 추진한 디즈니와 워너미디어 (현재는 워너-디스커버리)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였는데요, 수치에서 보는것 처럼 컴캐스트, 디스커버리 등도 2021년 부터 공격적으로 OTT 중심으로 우선순위가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방송국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선 밝혀진 구체적 수치는 없지만 지상파들의 드라마 편성 시간 자체가 감소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들의 40~50%는 웨이브의 오리지널 투자 작품을 공동으로 상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CJ ENM은 미국의 디즈니나 워너-디스커버리 처럼 티빙 독점 오리지널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시청자, 가입자, 시청율 감소 but 실시간의 가치
주력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 이탈이 증가하면서 리니어TV는 시청자 수의 감소, 유료 매체(케이블, IPTV) 가입자 감소, 시청율 감소라는 3중고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리니어TV를 지탱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바로 “실시간 방송” 입니다.
MoffettNathanson이 발표한 "state of Linear Viewing의 상태(2021)" 에 의하면 실시간이 아닌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시간은 폭락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실시간 콘텐츠의 시청시간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state of Linear Viewing 보고서 ==> 다운로드 가능하니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스포츠, 뉴스 등의 실시간 콘텐츠들은 정기적 또는 이벤트 시점에 시청자들을 TV로 유인하는 리니어TV의 핵심 콘텐츠입니다. 그 증거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미국의 케이블 스포츠 채널 ESPN은 시청 시간 면에서 전체 케이블 채널 중 4위를 차지했고 2021년도에 시청율이 15% 증가한 유일한 채널입니다.
스포츠 중계로 지탱하는 미국 지상파
미국의 지상파 방송 FOX 채널의 전체 시청 시간 중에서 스포츠 중계의 시청시간 비중이 무려 77%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FOX 채널이 스포츠채널이 아닌가 의심받을 정도입니다. CBS, NBC, ABC등이 2021년에 년간 시청율을 전년도 보다 상승 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NFL과 하계 올림픽 때문입니다.
ABC가 15년 동안 방영한 자신들의 간판 경연 프로그램 ‘댄싱 위드 스타’를 디즈니플러스로 보내고 그 황금 시간대에 NFL 생중계를 편성하는 전략을 선택한것으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의 CJ ENM이 tvn스포츠채널을 5월에 런칭한다고 밝혔는데요, TV를 지탱할 유일한 보루로서의 스포츠 콘텐츠 선점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키즈 채널의 높은 하락
이 보고서에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어린이 프로그램의 시청 시간이 2019년 대비 2021년에 53%나 감소했다는 데이터 입니다. 영화 콘텐츠의 20% 감소와 비교해본다면 이례적 하락 수준입니다. 대표적인 어린이 채널인 카툰네트워크와 니켈리디언 채널은 각각 34%, 23% 추락 했습니다.
카툰네트워크의 콘텐츠는 HMO MAX와 훌루에 서비스되고 니켈리디언은 파라마운트+와 무료OTT인 Pluto TV에 제공 중인데요, 어린이 콘텐츠들이 가족을 끌어드리고자 하는 OTT 경쟁에 쓰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리니어TV의 가치를 지탱하는 장르는 스포츠와 뉴스 등 실시간 콘텐츠 이고, 나머지 콘텐츠들은 대거 OTT로 이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스포츠도 아마존, 애플 등이 뛰어들어 OTT 독점이 심화되고 있어 안전 영역은 아닙니다.
OTT vs 리니어TV : 선택과 집중 필요
한국의 미디어 산업이 다소 느리게 미국의 경향을 추종한다고 보면 결국 유사한 흐름으로 갈 수 밖에 없겠는데요,
미국의 방송국들이 OTT 전략에 ‘올인’ 하고 있다면 여전히 한국의 방송국들은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점이 다릅니다.
OTT 중심의 오리지널 전략과 AVOD / FAST 등 광고 기반 OTT로의 확장으로 스트리밍 라인에 자사의 콘텐츠를 수익화 하기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광고 OTT는 미국의 지상파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리니어TV는 스포츠와 뉴스 등 실시간 속성을 가진 콘텐츠로 집중하고 나머지는 OTT로 향하는 전략은 ‘플랫폼 편재의 다양화’ 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TV 방송국들도 ‘선택과 집중’ 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