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훌루 원 앱 : 통합의 첫 모습
지난주 디즈니+와 훌루가 결합한 베타테스트 버전이 출시되었습니다. 단일 앱 경험(one app experience) 을 위한 첫번째 단계입니다.
소개 동영상 살펴보죠.
콘텐츠 브랜드에 추가된 '훌루'
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등 디즈니 그룹의 콘텐츠 브랜드들의 배너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르별로 구분하는 다른 OTT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입니다.
훌루를 제공하는 방식은 예상대로 이 타일의 마지막에 <hulu> 를 배치하고 훌루 탭을 열면 전체 훌루 라이브러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는 아니죠.)
훌루의 성인용 프로그램과 R 등급 영화로 포함되지만 지난 3월 보다 강력해진 ‘자녀 보호 기능’ (parental control) 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안심 시킵니다.
훌루 허브안에는 ABC, FX 등 방승 네트워크들의 버튼이 제공되어 방송 직후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두 계정이 동일한 이메일 주소에 연결되어 있는 경우 디즈니+와 훌루를 별도로 구독하는 사람들도 이 환경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타 버전
다만 베타 테스트 버전은 미흡한 요소들이 아직 많습니다. 훌루에서 시청한 콘텐츠 목록이 동시에 제공되지 않는 등 앱 간 시청 기록과 진행 상황을 동기화 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훌루의 콘텐츠들은 아직 ‘계속 시청’ 대기열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베타테스트를 라는 점을 감안하면 디즈니+ 시청자들에게는 만족한 만한 업데이트입니다. 디즈니가 자신들의 콘텐츠 IP 그룹에 ‘훌루’라는 OTT 브랜드를 포함시켜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객 기반의 확장
디즈니+와 훌루를 합친 갱쟁력은 어떨까요? Parrot Analytics 분석에 의하면 디즈니+는 남성 관객 비율이 높고 구독자의 55.4% 는 13~29세입니다.(이 수치는 미국 데이터입니다.)
훌루는 여성 시청자 비중이 높고 디즈니+ 보다 고령 시청자군이 높습니다. (아래 표 참조)
두 서비스가 결합되어 디즈니+는 프랜차이즈 IP의 한계 (특정 고객 층에 한정된)를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콘텐츠 인기
Ampere Analysis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통합 콘텐츠중에서 수요가 많은 인기 콘텐츠의 숫자는 9,500개 이상으로 늘어나 아래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마존프라임 비디오에 이어 2위 입니다.
디즈니+는 마블, 스타워즈등 SF , 판타지 장르와 디즈니의 어린이 및 가족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강점이고 여기에 디즈니+에는 없는 범죄, 스릴러, 로맨스, 공포 장르를 강화합니다.
통합 효과로 2023년에 상위 100개 구독 동영상 타이틀 중 33개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즈니+ 만으로 17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통합으로 2배 증가한 셈이죠. 이는 넷플릭스보다 4개 많은 수치입니다.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의 디즈니+에는 <Star>의 배너 아래 훌루의 라이브러리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라이브러리 강화 : 고객 유지에 큰 힘
훌루의 방송 및 오리지널 구작 시리즈들이 결합하여 디즈니+의 라이브러리가 풍성해집니다. 라이브러리는 구독자의 시청시간 증가와 유지율 향상에 기여합니다.
그리고 디즈니+가 직면한 문제인 ‘프랜차이즈 IP의 피로도’ 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미 디즈니+의 마블 작품 제작 일정 및 편수를 감축할 계획을 밝힌 바 있죠.)
단축되는 스트리밍 수익화
디즈니+와 훌루의 통합은 2024년 3월 완료됩니다. 이 전략은 미국에 국한되지만 디즈니의 스트리밍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디즈니+ 보다 훌루의 가입자 수가 더 많고 훌루 가입자의 44% 가 디즈니+를 이미 이용 중인데 이 수를 더 확대하여 미국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능가하고 싶은 야먕을 드러낸 것입니다.
아울러 통합을 통한 콘텐츠 제작비의 절감 효과는 전체 스트리밍 사업의 턴어라운드 시점을 당길 수 있게 합니다. 최근 디즈니는 방송네트워크 (훌루, ABC, FX, FOX, Freeform) 구작 라이브러리인 '피리즌' 등 14편을 넷플릭스에 판매키로 결정(미국 지역 비독점)했죠.
이런 구작 수익화 전략도 훌루 통합으로 자신들의 OTT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통합에서 국내 스트리머들이 배울 점
디즈니+와 훌루의 원앱은 고객의 기반을 확대하고 광고 등 사업 모델의 수익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잇점을 제공합니다. 아울러 콘텐츠 IP를 다양하게 활용 (독점, 비독점 등) 하는 ‘전략적 여유’도 생기게 됩니다.
WBD의 MAX에 이어 ‘통합’ 작업이 어떻게 고객들에게 스며들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국내 스트리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사족 :
국내 OTT들의 통합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와 다르기는 하지만) 고객 기반을 지키지 못하고 “1+1=2” 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는 이유로 옥수수, 시즌 등 합병한 OTT 자체를 없애버렸죠. 웨이브, 티빙의 합병이 현실화 된다면 어떤 방법으로 통합하게 될까요? 미국 OTT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따져보면 좋겠습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