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u Sports 출시 불가능 : 미디어의 다윗과 골리앗

Venu Sports 출시 불가능 : 미디어의 다윗과 골리앗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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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기업 분쟁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 3인방이 각각 4억불을 출자하여 만든 스포츠 대연합 스트리밍 서비스인 Venu Sports가 출시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Venu 반독점 소송

미국의 vMVPD (기상 케이블TV) 중 스포츠 전문 OTT인 Fubo가 뉴욕 법원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 (Venu Sports 출시 중지 가처분 소송) 에서 승리했습니다. 법원은 Venu의 출시 자체를 금지했습니다.

(기업간 합작 법인의 신규 서비스 출시가 중지되는 사례가 한국에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법원은 “Venu 가 미디어 업계의 경쟁을 약화시키고 거래를 제한할 것” 이라고 판결했습니다. Venu가 출시되면 Fubo 는 가입자의 빠른 이탈에 직면할 것이며 ‘복구 할 수 없는 수준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Fubo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판결 내용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불공정한 채널 번들링

합작 서비스가 출범하면 “불필요한 엔터테인먼트 채널에는 돈을 쓰고 싶지 않고 좋아하는 실시간 스포츠 채널만 시청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유일한 옵션이 될 것” 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디즈니, FOX, WBD등 합작회사들은 기존의 번들링 관행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스포츠 채널을 새로운 번들 상품 (14개 채널) 에 활용 하여 독점적인 통제권을 사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Fubo는 자신들이 이런 채널 번들링을 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인기 없는 비 스포츠 채널을 패키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요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Venu에 제공되는 14개 스포츠 채널 묶음은 소위 ‘스키니 번들 (skinny bundle : 소수의 채널 묶음)’ 상품으로 고객들도 원하는 상품입니다.

그러나 이 채널 묶음은 디즈니, FOX, WBD등 미디어 대기업만 결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을 제한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합작 회사의 내부 문서에 3개 회사는 앞으로 유사한 스포츠 채널 번들을 타 회사와 만들 수 없도록 규정한 점도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런 채널의 등장을 반기고 있고 가격도 43불 수준으로 FUBO의 75불 수준 보다 낮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Venu의 반 경쟁적 행위에 철퇴를 내렸습니다.

1980년 반독점 케이스

이번 판결에서 뉴욕 법원은  1980년의 ‘콜롬비아 픽쳐스 반독점’ 사례를 인용합니다.

1980년 콜롬비아 픽쳐스를 포함한 20세기 폭스, MCA-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여러 영화 제작회사들이 Premiere 라는 합작 케이블 TV 영화 채널을 준비 했습니다. Premiere 는 9개월 동안 영화 제작사들의 신작 영화를 독점적으로 제공받는 제휴를 이끌어냈습니다. HBO, SHOWTIME, MOVIE Chanel 등 경쟁 유료 영화 채널에는 방영하지 않는 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당시 법원은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Premiere 의 출범을 중지하라고 가처분 하였고 결국 실행이 중지되었던 사례입니다.

1980년 당시, 이 판결의 수헤자는 ‘HBO’ 입니다. 미디어의 역사를 아이러니 하군요. 이번에는 HBO의 모회사인 WBD가 피해자이니 말이죠.

당시 법원은 Premiere가 출범 하면 ‘HBO’는 오래된 영화만 보여주는 채널로 전락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극장 밖에서 신작 영화를 볼 수 있는 선택권이 줄어들고 결국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유료 TV 시스템 간의 경쟁을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영화에서 스포츠로 장르만 바꾸었을뿐 동일한 반독점 논리가 Venu에 적용되었습니다. 그래서 Venu의 주인들이 가처분 판결에 항소를 했지만 이 소송이 해결되기 까지는 몇 달에서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Venu가 2024-25 NFL 시즌 시작에 맞춰 출시될 가능성은 불가능해졌습니다.

2015년 런칭한 Fubo는 대략 130만 수준의 북미 지역 가입자를 확보하였고 아직도 적자 상태입니다. Venu가 런칭 이후 5년 이내 500만 가입자를 약속한 만큼 Venu로 인해 폐업의 위기에 빠진것도 사실입니다.

다윗과 골리앗

미디어의 다윗 Fubo가 골리앗인 빅3 를 이겼습니다.  디즈니, FOX, WBD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1980년의 영화 채널의 반독점 케이스와 현재 Venu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1980년 당시는 케이블TV가 성장이 시작되었을 당시 였고, 현재는 그와 정 반대입니다.  2023년 미국의 케이블TV는 700만명의 가입자가 떠났습니다. 빅 3의 미디어 기업들이 합작을 통해 스트리밍 스포츠 서비스를 오픈 하는 것이 그리 비난받을 상황은 아닙니다.

특히 최근에도 분석한 바와 같이 WBD는 NBA 판권도 상실할 상황이어서 Venu의 성공에 크게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애플이 WBD를 인수할까?
최근 미국의 미디어기업들의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디즈니는 당초 에상 보다 1분기 빨리 스트리밍 사업이 수익을 냈습니다. 디즈니와 WBD 엇갈린 실적 디즈니+, 훌루, ESPN 등 스트리밍 사업 분야는 4,7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1년전 동기간에 5억 1,200만 달러 손실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디즈니는 다음 분기 부터

법 논리 만으로 반독점 소송을 뚫고 항소에서 이길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중론입니다. 만일 디즈니, WBD, FOX가 자신들의 스포츠 패키지를 Fubo 에도 유통 하는 등 경쟁 질서를 바꾼다면 Venu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고 평가합니다.

골리앗들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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