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OTT 전략의 대 전환 : 디즈니+와 훌루 통합
최근 디즈니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디즈니의 3분기 누적 OTT 가입자 수는 2억 74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동안 디즈니+는 180만 명의 가입자를 추가하여 총 1억 2,780만 명이 되었습니다. 훌루는 80만 명을 확보하여 총 5,50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디즈니의 가입자 수 발표는 이번 분기가 마지막입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이어 다음 분기부터 스트리밍 가입자 수를 더 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입자 수치보다 실적을 더 중요한 지표로 삼겠다는 의지입니다.
2026년 훌루와 디즈니+ 완전 통합
실적 발표에서 디즈니는 스트리밍 전략 전환을 예고하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026년부터 훌루를 디즈니+에 완전히 통합할 예정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 중인 훌루는 사라지게 됩니다.

훌루 브랜드는 글로벌로 활용
다만, ‘훌루’라는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디즈니+ 앱의 메뉴 중 ‘Star’를 대체하여 전 세계로 확대됩니다.

2024년 봄, 디즈니는 ‘Hulu on Disney+’라는 이름으로 디즈니+ 내에 훌루를 별도 메뉴로 구성하여 훌루의 콘텐츠를 제공해 왔으며, 다른 국가에서는 ‘Star’ 브랜드를 통해 훌루 콘텐츠를 상영해 왔습니다.
번들로 활용되었던 훌루
디즈니+는 가족 중심의 콘텐츠를 표방하며 스타워즈, 마블, 픽사 등 디즈니의 대표 IP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가입자 경쟁에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성인 대상 콘텐츠가 풍부한 훌루(Hulu)를 인수하여 미국 시장에서는 번들 전략을 활용했고, 다른 국가에서는 디즈니+의 콘텐츠 품질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디즈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OTT로
디즈니+와 훌루의 통합은 어떤 의미일까요? 디즈니+가 기존 프랜차이즈 IP를 기반으로 가족 프로그램, 뉴스, 라이브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하나의 앱에 결합하여 종합 엔터테인먼트 OTT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결정은 최근 디즈니가 컴캐스트가 보유한 훌루 지분 3분의 1을 인수하여 훌루의 완전한 소유주가 된 이후에 내려진 것입니다.

미국의 미디어 대기업들이 20년 전 합작회사로 만든 훌루는 디즈니의 자회사가 되었고, 몇 달 후 디즈니+에 통합된다는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훌루의 독자적인 스트리밍 사업은 미디어 산업의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훌루의 가치 : 270억달러
디즈니가 훌루 지분 33%를 컴캐스트로부터 인수하기 위해 지불한 금액은 90억 달러이며, 이때 산정된 훌루의 가치는 약 27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 수준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독립 OTT 사업을 디즈니+에 통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디즈니 CEO 밥 아이거가 밝힌 통합 효과에 관한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디즈니+와 훌루를 통합한) 차별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여 구독자들에게 탁월한 편의성, 다양한 선택권, 높은 품질 및 향상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참여도 증대, 이탈률 감소, 운영 효율성 향상과 더불어 광고 수익 잠재력 확대를 통해 OTT 사업의 수익성과 마진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것이다.”
통합 효과 : #1 비용 절감
이제 OTT 경쟁에서는 신규 가입자 확보보다 이탈률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디즈니의 통합 앱이 가입자 이탈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아이거가 직접 언급한 운용 효율성은 통합의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현재 디즈니+와 훌루는 각각 다른 기술 플랫폼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컴캐스트가 훌루 지분을 인수한 지난 7월, 월가의 분석 회사인 모펫 네이선슨(MoffettNathanson)은 디즈니+와 훌루의 중복되는 기술 및 관리 비용을 통합하면 약 3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습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훌루의 프로그램 비용은 41억 달러, 비프로그램 비용은 29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디즈니+와 통합되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어, OTT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통합효과 : #2 광고 사업 효율화
그다음으로는 광고 사업의 효율화와 확대 잠재력을 들 수 있습니다. 디즈니는 두 개의 플랫폼에서 각각 광고 플랫폼과 영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광고 시스템을 통합하고 영업 조직을 일원화하면 비용도 절감되지만, 무엇보다 광고주들을 설득하기가 쉬워집니다.
현재 디즈니+에서는 훌루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지만, 훌루에서는 디즈니+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두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면 성인, 가족, 그리고 다양한 젊은 시청자층을 모두 타겟팅할 수 있으며, 광고 집행과 효과 측정을 위한 플랫폼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습니다.

디즈니 TV 탄생 (?)
훌루는 유튜브 TV와 경쟁하는 가상 케이블 TV 서비스(MVPD)인 훌루+라이브 TV로 43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디즈니+에 통합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합니다.

디즈니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디즈니가 인수한 스포츠 중심의 MVPD 서비스인 fubo로 통합하는 방안도 가능합니다.
이 시장의 선두주자가 유튜브 TV 입니다, ‘디즈니 TV’로 변경하면 유튜브에 대적할 브랜드 파워가 생길 수 있을까요?
훌루의 성공 모델을 디즈니+로
훌루는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2025년 기준으로 반드시 유지해야 할 TV 브랜드 중 7위에 해당하며, OTT 서비스 중에서는 넷플릭스와 아마존에 이어 세 번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입자와 ARPU 지키기
다만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습니다. 훌루와 디즈니+의 가입자를 합치면 미국 시장에서 넷플릭스를 능가합니다. 아래표를 보면 ARPU도 훌루는 12불이 넘어 디즈니+ 보다 수익성이 좋습니다.

훌루의 가입자를 고스란히 지켜내야 합니다. 통합 디즈니+는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데 고객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결국 합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전략이 중요해졌습니다. 콘텐츠, 사용성, 브랜드 가치를 통해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합니다.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도 고객 가치를 창출하여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고, OTT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마법을 디즈니에게 기대해 보겠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이제 막 합병이 결정된 웨이브와 티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발빠른 이들의 대응을 눈여겨 보겠습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