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번째 빅딜 : 디즈니-fubo 통합의 의미
2025년의 첫달이 지나기도 전에 미국의 미디어 산업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디즈니는 스포츠 콘텐츠 전문 OTT인 fubo를 인수키로 하였습니다.
fubo 인수 결정
Fubo는 스포츠, 뉴스 ,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하여 200개 이상의 실시간TV채널을 제공하는 VMVPD(가상 케이블TV) 로 미국,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 199만 유료 가입자 (북미 구독자는 161만 수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Fubo는 유투브TV가 800만 가입자로 가장 앞서 있는 VMVPD 과 케이블TV 가입자를 모두 합친 유료TV 경쟁에서 하위에 위치합니다.
인수의 목적
디즈니는 작은 규모의 스트리밍 회사를 왜 인수하는 것일까요?
2024년 디즈니와 WBD, FOX가 공동으로 추진한 ‘스포츠 대연합 OTT’인 Venu Sport를 기억하시나요? 하지만 이들의 야망은 Fubo가 제기한 반독점소송으로 인해 좌절된 바 있습니다. 2025년 가을에 출시 예정 이었던 Venu Sports 는 법원의 가처분 명령에 따라 서비스 출시가 중지된 것이었죠.
미디어 산업의 ‘다윗과 골리앗’ 싸움으로 비유된 Fubo의 소송전은 종결되었습니다. 두 회사의 합병결정이 발표된 직후 Fubo는 소송을 취하하였습니다.
디즈니, WBD, FOX 동맹 좌절
경쟁 관계의 역동성은 매우 복잡합니다. 디즈니와 Fubo의 합병 발표 직후, 언론들은 ‘Venu Sports의 길이 다시 열렸다’ 고 분석하였습니다.
하지만 합병 이후 4일이 지나고 디즈니, WBD, FOX는 합작 서비스의 출시를 포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디즈니와 동맹을 맺으려고 했던 WBS, FOX는 디즈니와 fubo의 통합은 경쟁자의 출현으로 해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위성방송사인 DirectTV 등이 Venu Sports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다시 문제제기 하면서 규제의 위험이 앞으로도 이들을 괴롭힐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fubo 의 실익
최종 승리는 fubo 일까요?
디즈니는 Fubo의 70% 주식을 획득하기 위해 2억 2천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Fubo는 디즈니로 부터 1억 4,500만달러의 현금 대출을 약속 받았으며 특정 조건으로 합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도 1억 3천만 달러의 해지 수수료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Fubo의 플랫폼은 그대로 유지되고 경영권도 승계됩니다.
이러한 조건으로 보면 ‘다윗’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디즈니가 Venu Sports를 재 추진하려는 목적만으로 Fubo를 인수한 것은 아닙니다.
hulu와 fubo 번들 출현
2015년 축구 경기 스트리밍 서비스로 출시된 Fubo는 현재 55,000개 이상의 스포츠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들은 460만의 가입자를 보유한 Hulu TV Live 와 Fubo의 번들 상품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두 서비스를 합치면 600만 가입자로 다소 둔화된 두 서비스의 VMVPD 경쟁을 새롭게 점화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아래표를 보면 Hulu+ LiveTV 와 fubo 의 둔화 수준을 알수 있습니다.)
fubo 콘텐츠 강화
디즈니는 ESPN을 포함한 자사의 스포츠 경기 중계 및 각종 스포츠 콘텐츠를 fubo에 라이선싱 키로 하였습니다.
디즈니는 ABC, ESPN, ESPN2, ESPNU, SECN, ACCN 및 ESPNews와 ESPN+를 포함한 실시간 스포츠 콘텐츠에 관한 채널 제공 계약을 fubo가 체결하게 됩니다.
fubo의 상품력이 높아지고 Hulu TV Live 와 번들 상품이 출시되어 두 서비스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유투브TV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VMVPD 서비스들이 가입자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고 채널 라이센싱 비용등을 감안하며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도 매우 낮습니다.
디즈니가 fubo를 스포츠 중심의 VMVPD 만들어 디즈니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정도의 활용으로만 국한 시켜서는 이번 딜의 전략이 무색해집니다.
ESPN 독립형 플랫폼 전략과 연계
디즈니는 fubo가 향후 ESPN의 독립 플랫폼등과의 역할 조정을 통해 스포츠 중심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Venu Sports가 무산되었지만 스포츠 대연합이 노리는 효과를 fubo와 ESPN 독립 플랫폼으로 만들 계산도 복잡하게 돌아갈것입니다.
소비자 관점에서 보자면 유투브TV 이외에 디즈니가 보유한 스포츠 자산을 fubo를 통해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케이블TV가 아니더라도 저가의 옵션이 생겼습니다. Hulu TV LIVE 가입자들도 적은 비용으로 스포츠 채널을 얻게 됩니다.
당장에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이 강화되는 효과를 노리고 장기적으로 케이블TV를 대체하는 스포츠 중심 OTT의 비전을 꿈꾸고 있는 것입니다.
2025년 M&A 첫 포문
2025년의 첫 포문을 연 디즈니의 fubo 인수는 미디어 기업들의 합종 연횡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케이블TV 네트워크를 분사 또는 별도 조직으로 분리시키기 위해 의사결정을 마친 컴캐스트, WBD 등 레거시 미디어 진영의 새로운 판짜기도 더욱 빨라 질 것입니다.
글로벌 OTT 현장의 빠른 속도! 한국의 미디어 기업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입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