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의 OTT ‘피콕’은 왜 독특한가?

컴캐스트의 OTT ‘피콕’은 왜 독특한가?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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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캐스트는 미국 제일의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자이자 세계 3대 미디어 사업자입니다.  컴캐스트는 한때 디즈니를 인수하려 했고, 케이블 천하를 만들기위해 타임워너케이블을 먹으려 했으나 규제에 막혔고 2017년에는 FOX 인수를 디즈니와 붙어 패배하기도 했죠.

지상파 NBC 방송국과 영화사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테마파크 그리고 BRAVO, E! 등 다수의 케이블채널을 보유한 막강한 미디어그룹이죠. 아울러 미국 최대의 인터넷 망 제공 회사이고 2018년 영국의 SKY를 인수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하였습니다.

세계 3대 미디어그룹 하지만 OTT 후발 주자 컴캐스트

이런 컴캐스트 이지만 OTT 분야는 후발 주자입니다. 2020년 ‘피콕(peacock)’ 을 런칭하여 2022년 1분기 시점 2,800만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언어적 의미의 피콕은 화려하게 뽐을 내는 수컷 공작새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은 얼마큼 화려할까요?

2020년 실제 회사 앞 상징물

케이블가입자는 줄고, 인터넷 가입자는 유지되는 딜레마

미국 최고의 미디어 기업이지만 컴캐스트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고 있는 케이블TV 가입자는 매해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한해동안 170만명이 케이블을 떠났습니다. 소위 ‘코드커팅’ 트렌드의 가장 큰 피해자 입니다. OTT의 대중화는 기존의 레거시 TV 시청을 밀어내고 있는것인데요, 하지만 OTT로 이동하더라도 가정의 초고속 인터넷 망은 유지하기 때문에 인터넷 가입자는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등 OTT로 인해 TV가입자는 줄고, 인터넷 가입자는 유지되는 상황에서 컴캐스트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2가지 전략 선택 : 단순 중개 or 직접 진출

OTT를 중립적으로 중개하는 플랫폼이 되거나, 직접 OTT 선수로 뛰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2014년 컴캐스트와 인터넷 망 계약을 맺어 중개 플랫폼 전략을 택하고, 2018년 훌루의 2대 주주로 디즈니와 함께 방송 콘텐츠 기반 OTT의 조력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컴캐스트는 XFINITY 브랜드로 디지털 케이블의 기술 혁신에 앞장섰습니다.

컴캐스트는 단순히 케이블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죠. 지상파 방송국, 케이블 채널, 영화사를 보유한 복합 미디어 기업이라는 점에서 독립 OTT인 피콕을 추진하게 됩니다.

2022년 급격한 성장 중인 '피콕'

출시 2년 뒤 3천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한 피콕은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OTT들과는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뒤늦게 뛰어든 피콕은 아래 표처럼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계 올림픽생중계 영향으로 2021년 2분기 부터 가파르게 크고 있습니다.

물론 닐슨의 조사결과를 보면 넷플릭스의 시청 시간을 100으로 놓고 보면 피콕은 아직 8%에 불과합니다.

피콕은 2가지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프리미엄 상품 (광고 없음)은 9.99불 인데, 광고 지원 상품은 4.99불 입니다. 그런데 컴캐스트의 케이블TV 가입자들은 광고지원 상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프리미엄 상품을 5불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입자의 80%는 광고 상품 구독자 이자 케이블 가입자 번들

아래표를 보면, 전체 구독자의 80%가 광고지원 상품 구독자 인데요, 케이블TV 가입자와 광대역 인터넷 가입자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겠죠.

독립적인 OTT이기는 하지만 케이블TV 가입자들의 이탈 방지를 위한 부가 상품으로 활용되는 상황입니다. 국내의 KT가 운영하는 시즌이 KT IPTV인 올레TV 가입자에게 일부 무료로 제공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컴캐스트의 피콕은 넷플릭스가 아니라 아마존 모델에 가깝습니다.

피콕은 컴캐스트의 케이블 및 OTT 연결 셋톱박스와도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데요, 로쿠와 같은 FLEX 셋톱박스와 작년에 출시한 스마트TV XCLASS에 피콕이 가장 중앙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미국 2위 케이블 회사인 차터와 합작회사를 만들어 로쿠의 경쟁자로 커넥티드TV 사업을 키우려 하는데요, 여기에도 피콕이 활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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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 케이블 채널 익일공개등 차별화에 성공

물론, 피콕은 다른 OTT와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국 NBC의 네트워크 지위 때문에 가능한 올림픽 , 슈퍼볼 생중계, 프리미어축구리그 등 스포츠가 강점이고 NBCU의 극장 영화를 45일 뒤에 시청할 수 있습니다. 쥬라기공원, 슈렉, The Office(넷플릭스로 부터 1월에 회수) , Law & Order: SVU 등 시리즈, , USA, Bravo, E! BROVO 채널의 방송 콘텐츠의 익일 공개 등 독점 콘텐츠들이 즐비합니다. 훌루에서 NBCU 방송채널의 익일 제공을 중단하고 피콕에 방송 콘텐츠를 대폭 늘렸습니다. 컴캐스트는 2022년 30억달러의 피콕 투자를 진행중이며 매년 20% 씩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피콕은 네트워크 사업의 미래

컴캐스트는 피콕 이외에도 광고 전용 AVOD ‘XUMO’를 제공중인데 피콕도 결국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관통하는 OTT가 되고 있습니다. 컴캐스트는 광고 OTT에 필요한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넷플릭스가 자신들의 광고 플랫폼 구축 파트너로 컴캐스트와 만났을 정도입니다.

물론 최근 컴캐스트는 케이블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끝내겠다고 하며 독립 OTT로서 포부를 밝히며 프리미엄 가입자 견인에 노력 중입니다.

OTT 구독이 늘면, 컴캐스트의 광대역 인터넷 사업은 웃고, 케이블플랫폼 사업은 웁니다. 그리고 자사 방송채널 시청율은 하락하죠. 피콕은 컴캐스트의 사업 포트폴리오들을 미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한국의 IPTV는?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구도가 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가 추진하던 OTT인 ‘옥수수’를 지상파에 시집 보내고 자사 IPTV 가입자만 이용 가능한 ‘모바일BTV’을 서비스하는데 닐슨 기준으로 100만 월 이용자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IPTV를 벗어나 커넥티드TV 용 셋톱박스 ‘Play Z’ 를 출시했습니다. 컴캐스트와 다른 점은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사업을 펼치기 어렵습니다.

컴캐스트가 보유한 NBCU등 지상파, 영화사를 떼내어, 파라마운트글로벌의 CBS 와 파라마운트 영화사를 합병하는 예측도 지속적으로 거론됩니다. 그만큼 컴캐스트 급의 밸류체인으로는 OTT 경쟁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상파 2개를 합병하는 것이 규제 승인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어서 컴캐스트의 규모 확장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제가 얼마전 훌루의 분석에서 거론한 바와 같이 2024년 훌루 지분을 정리하는 시점에 훌루를 인수하는 그림 정도로 보여집니다.

역동적인 OTT 경쟁에서 원조 망 사업자 컴캐스트의 독특한 OTT 전략은 후진 없는 전진만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이 곧 한국의 망 사업자들인 IPTV의 미래에도 참고할만한 움직임은 아닐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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