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는 왜 가상 유료방송 'NOW TV' 를 출시하나?
(구독자여러분 안녕하세요. 매주 월요일, 목요일발행하던 글을 화요일, 목 요일 오후 1시로 변경합니다. 월요일은 이메일 수신이 많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회원분들의 건의가 있어 변경하려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NOW TV 출시
최근 미국의 1위 케이블TV 플랫폼 컴캐스트는 가상 유료방송(VMVPD) 서비스인 ‘NOW TV’ 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컴캐스트는 OTT 브랜드인 ‘피콕(peacock)’ 과 무료 FAST인 Xumo 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 스마트TV와 Flex 라는 커넥티드 단말도 라인업으로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유료 VMVPD를 런칭하는 것일까요?
우선 NOW TV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죠.
NOW TV는 20불의 가격으로 A+E Networks, AMC Networks, Hallmark 및 Warner Bros. Discovery의 40개 이상의 케이블 채널과 NBC, Sky 및 Xumo 의 20개 이상의 FAST 채널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영화채널 (액션, 인도영화, 코미디, 가족 영화), 코미디채널, 범죄TV, 다큐멘터리, 드라마, 게임쇼, 키즈채널, 리얼리티TV, 라이프스타일채널 등 엔터테인먼트 채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방송 채널들과 스포츠 채널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NOW TV는 OTT 로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 없습니다.
그런데 아래 표에서 보듯이, NOW TV가 경쟁하는 VMVPD 서비스들 중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이고 채널의 수도 작고, 스포츠 채널도 제외되었습니다.
NOW TV는 콘텐츠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저가형 라이브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했을까요?
#1 코드커팅 방어
최근 필자는 미국 시장의 유료방송이 맞이한 코드커팅의 심각성에 대해 분석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1위 케이블TV 회사인 컴캐스트는 1분기 61.4만의 TV 고객이 감소하여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아래표를 보면, TV 가입자는 2018년 대비 570만명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560만 증가했습니다. 다만 케이블TV의 지역성 때문에 인터넷 가입자도 정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컴캐스트의 주력 사업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NOW TV는 케이블TV를 해지하고 OTT만을 시청하는 고객들을 겨냥합니다. 20불의 가격 설정은 저가 케이블 패키지로 유인할 고객 층이 존재한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겠죠.
유투브TV, FUBO TV등 스포츠채널이 강점인 경쟁 서비스들은 60불 이상으로 점차 비싸지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채널 위주로 저가 상품으로 코드커터들을 공략하기를 희망합니다.
# 번들 전략
최근 넷플릭스를 제외한 모든 미디어기업들의 OTT 플랫폼은 번들 전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케이블TV에 80~90불 이상으로 묶여 있는 수백개의 채널들의 번들 조합은 고객들로 부터 외면 받고있습니다.
Hub Research는 소비자들에게 스트리밍 번들에 무엇이 포함되면 좋을지 조사를 했는데요, 넷플릭스, 훌루, MAX, 디즈니+ 등 상위 4개의 OTT가 필수품으로 포함되었고, 그 다음으로 컴캐스트 등 인터넷 번들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전체 응답자들의 답변으로 인터넷 가입에 대한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컴캐스트에게 초고속인터넷은 스트리밍 경쟁에서 매우 중대한 무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12월 컴캐스트는 자사의 케이블TV 및 인터넷 가입자들에게 무료 서비스 중이던 피콕 광고 상품 제공을 중단키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NOW TV 출시의 의사결정이 이어졌습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에게 NOW TV를 판매하고 EPL, WWE 등 스포츠채널과 지역 방송국 콘텐츠가 즐비한 피콕을 NOW TV에 묶어 번들로 판매함으로써 가입자당 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최근 WBD의 MAX 통합, 디즈니의 디즈니+ 와 훌루 번들 가입자를 위한 one-app 전략, 파라마운트+와 shotime의 통합 등은 모두 번들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번들로 묶여 있는 상품들의 가치와 번들 할인 효과로 오랫동안 가입자를 묶어두려는 것입니다.
컴캐스트의 NOW TV도 자신들의 라인업에 저가 VMVPD를 만들어 가입자를 지키고 피콕 번들 상품들을 묶어 자사 OTT의 영토를 넓히겠다는 전략인 것입니다.
#3 광고 OTT 지원
코드커터들은 유투브TV 등 VMVPD로 이동하거나, OTT 공간으로 이탈합니다. 컴캐스트가 자사에서 이탈하는 코드커터 고객들의 10% 만이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이 고객들이 만들어낼 수익성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NOW TV에 포함된 FAST 채널의 시청자도 늘어나고 이는 FAST 광고 사업에 가입자 군을 넓히는 효과를 주게됩니다. 이것이 20불 저가로 출시하여 고객의 가입 장벽을 낮춘 또 하나의 선택입니다.
컴캐스트는 서서히 무너져가는 자신들의 영토인 유료방송(MVPD) 플랫폼을 뛰어넘어 OTT(피콕), FAST(XUMO)에 이어 가상 유료방송(NOW TV) 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습니다. 그 포트폴리오들을 CTV 위에서 키우려 합니다.
물론 이 전략이 반드시 성공할지는 두고보아야 합니다. 다만, 코드커터들의 이탈을 컴캐스트 영토안에 묶어두는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 유료방송 플랫폼 중에서 가장 선도적 변화를 보여주는 현장입니다.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