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Plus 와 뉴욕타임즈

CNN Plus 와 뉴욕타임즈

Jeremy
Jeremy

미국의 대표적 뉴스 채널 CNN이 “뉴스 전용 유료 OTT” 인 CNN+를 2022년 3월 런칭한다. 가격 5.99불로 추정되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다른 CNN+의 유료 구독 전략

작년 7월 CNN+를 총괄하는 디지털 임원 (CDO) 앤드루 모스는 "테드터너가 1980년에 CNN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변화 이며 도전이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뉴스 채널의 시청자 관심은 점차 낮아지고 있고 전문 콘텐츠로 OTT 사업 모델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CNN+의 성공을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뉴스 매체의 사업 전환을 논의할때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사례는 ‘뉴욕타임즈’ 이다. 두 모델은 같은 듯 다르다. 뉴욕타임즈는 업의 본질 자체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사업 모델을 광고에서 유료 구독으로 변모한 사례이다. 이에 반해 CNN은 자신들의 본거지인 케이블 TV채널의 본질과 병행하여 OTT로 진출하는 전략이다.

무너지는 신뢰도 : 3위로 밀려난 CNN

뉴욕타임즈의 성공 사례 분석을 보면 무엇보다 성공의 기초가 된것은 매체의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적이다. (씨로켓의 분석글을 참조해보자)

(광고)[인사이트] NYT 디지털 성공비결
뉴욕타임스 CEO 디지털전환 분투기

물론 미국 시장에서 전체 케이블 가입자도 점차 감소하고 뉴스채널의 시청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CNN+는 CNN2에서 출발해서 CNN의 미래로 발전시킬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그런데 신뢰도 측면에서 현재 CNN은 최악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뉴스 매체로서 시청율 1위를 기록한 CNN은 현재 3위로 밀려났다. 황금시간대의 CNN, FOX NEWS, MSNBC 모두 시청율은 35% 하락 했고 뉴스 앱 다운로드 및 뉴스에 대한 소셜미디어 참여는 65% 하락했다.

과거 CNN의 인기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전체 뉴스 및 라이프스타일 채널의 순위도 12위로 매우 낮다.

출처 : adweek

유료구독을 위해 필요한 타겟은 다르다

광고가 주 수익원인 TV채널의 콘텐츠는 25세에서 54세 까지 광범위한 타겟들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유료 구독이 기반인 OTT는 20대~30대를 장악해야만 구독자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뉴욕타임즈의 2011년 유료화 (paywall)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750만~800만명을 넘어섰다. 심지어 게임, 요리, 오디오 등의 온라인 유료 서비스들의 구독 상품 가입자도 190만명에 도달했다.

뉴욕타임즈의 방문자 중 60%는 밀레니얼과 Z세대이고 이들이 작성하고 제작하는 기사와 콘텐츠들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파될 수 있는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CNN도 이런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450명의 CNN+ 전담 조직을 결성했고 CNN을 재전송하는 콘텐츠의 비중을 낮추고 대부분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실시간 뉴스 및 탐사 보도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다큐멘터리 콘텐츠에 집중할 전망이다.

CNN+는 오리지널로 승부

CNN+는 CNN의 골수팬과 케이블에서 떠난 20-30대, 넷플릭스 등 OTT에서 다큐멘터리 및 논픽션 동영상을 즐기는 집단을 겨냥하고자 한다. CNN+의 콘텐츠 준비 상황을 알아보자.

CNN은 FOX New의 기자이자 앵커인 크리스 월러스를 스카웃하여 CNN+에 투입한다. FOX 에서 중도층으로 분류 된 크리스는 매우 공격적이며 집요한 인터뷰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2016년 총선 대통령 토론회를 주관한 최초의 Fox News 앵커였고, 2020년 선거전에도 도널드 트럼프와 바이든 간의 토론을 진행한 베터랑이다.

크리스 월러스의 대통령선거 토론 사회 진행 모습

유명한 요리사이며, 인스타그램 셀럽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앨리슨 로만이 요리쇼를 담당한다.

CNN+는 여배우, 프로듀서 및 감독인 Eva Longoria가 6부작 오리지널 시리즈 "Eva Longoria: Searching for Mexico"에 합류한다. 멕시코계 미국인인 에바 몽고리안은 멕시코의 요리 중심 탐험 콘텐츠를 맡게 된다.

불멸의 배우 폴 뉴먼의 인물, 재능, 러브스토리등 일대기를 담은 6부작 다큐멘터리 영화 The Last Movie Stars를 제작 계획이다. 에단 호크가 감독하고 마틴 스콜세이지가 제작을 담당한다. 런칭 시점에 CNN+에서 독점 방영 후 HBO MAX로 넘겨질 예정이다.

아울러 양방향 뉴스 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셜 미디어와 연동한 방식의 참여형 콘텐츠이다. 종합해보면 다양한 뉴스의 주제에 대한 심층 분석 및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강점으로 8~12시간의 CNN+ 전용 라이브 프로그램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CNN+의 오리지널은 레드오션 영역

아래 표를 보면 OTT에서 다큐멘터리 장르가 기존 TV 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콘텐츠 수요를 CNN+가 활용하려는것이다.

(좌) 디지털 오리지널 장르 비중 / (우) TV포함 시리즈의 장르별 비중

하지만 이런 영역에 CNN+만 뛰어든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에 고 품격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점차 늘고 있다. 그리고 동종 뉴스채널들도 NBC News Now, CBSN, ABC News Live 및 Fox Nation등의 이름으로 무료, 유료 OTT를 운영중이다.

MSNBC는 모회사의 OTT인 피콕에 채널을 제공중인데 오리지널을 강화하여 피콕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모두 유사한 오리지널 콘텐츠 영역을 개발 중이다.

OTT 경쟁이 매우 혼잡해졋고 CNN+의 경쟁 상대는 뉴스 전문 채널 뿐 아니라 넷플릭스, 피콕 등도 간접적 경쟁자들이다. 심지어 뉴욕타임즈의 요리 앱도 경쟁 서비스일 수 있다.

뉴욕타임즈의 쿠킹 앱 

CNN+만의 장점도 있다. 만만치 않은 시장에서 CNN의 모회사는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미디어그룹이다. CNN+를 HBO MAX와 번들 상품으로 만드는등 디즈니의 스트리밍 번들 전략과 유사하게 든든한 지원이 될 수 있다. 반면, 디스커버리가 보유한 라이프스타일과 푸드 채널 등의 쏟아낼 콘텐츠들과 CNN+의 중복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CNN의 리더쉽 부재는 CNN+ 의 위기

다시 뉴욕타임즈의 성공요인으로 돌아가보자. 신뢰도에 기반한 양질의 콘텐츠 생산 그리고 무엇보다 디지털 인력 강화 등 사활을 건 디지털 리더쉽을 강화한 점이 성공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현재 CNN은 리더쉽 부재 상황에 빠져있다. CNN을 다년간 이끌던 CEO 제프 주커가 사내 불륜 문제로 사임했다.

[오병상의 코멘터리] CNN사장 비밀연애로 경질된 사연
미국 CNN 제프 주커 사장이 전격 경질됐습니다.

사임 이전 CNN 내부를 시끄럽게 했던 인기 앵커의 스캔들이 얽혀 CNN의 기업 이미지는 땅에 떨어졌다. CNN+ 출범을 한달도 남기지 않은 이 시점에 터진 리더쉽 부재 상황은 CNN+ 가 풀어야할 과제들을 지연 시킬 수 있다. 이를 우려하듯 현재 미국 언론들은 디스커버리의 합병과 함께 CNN의 혼돈을 우려하고 있다.

CNN Could Face a Reset Once Under Discovery Control
Ever since Jeff Zucker seized the reins at CNN in early 2013, the cable-news network has been one of loudest voices in media circles. Now, even though Discovery didn’t push the executive out, there…

이런 점에서 CNN+의 성공은 콘텐츠 차별화 이전에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이다. CNN+가 CNN의 미래라는 것은 미디어 트렌드의 당연한 수순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이다. 사활을 건 디지털 전환에 모든 것을 걸었던 뉴욕타임즈의 기운이 CNN에는 없기 때문이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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