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 그 중에서 채널 방식으로 제공되는 OTT를 FAST (Free-Ad-Supported-Streaming) 라고 부른다. 채널 번호가 없는 것만 빼면 기존 tv 채널 과 동일한 방식이다.
작년 12월 16일 <2022년 AVOD-FAST 전망>에 대해 알아본 바 있다.
이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 방송국의 편성이나 사업 전략을 담당하는 분들이시라면 FAST의 트렌드에 주목하고 계실것이다. 아직 초기 시장이란 점에서 한국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니 말이다. 이런 분들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해보았으면 한다.
FAST가 미국에서 도입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자.
#1 시청자 취향에 맞는 OTT 다양성
미국 유료방송 시장은 분기당 평균 100~170만 가입자를 잃고 있다. 이 구독자들은 넷플릭스 등 유료 OTT를 광고없이 이용한다. 유료 방송 월 이용료의 가격은 70~90불인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을 4개 이상 이용하면 60~65불을 지불해야 한다. OTT를 여러개 사용해도 유료방송 보다 저렴하다. 반면 유료 OTT의 이용 피로도가 동시에 존재한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FAST 의 이용 갯수도 3.7개에 달한다. (아래 표)
아무때나 앱을 열어 채널을 선택하면 영상이 플레이되는 채널에 대한 욕구가 존재하는 이용자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훌루LIVE TV, 유투브TV 가 유료방송 보다 싼 가격으로 기존 유료방송과 유사한 VMVPD 서비스를 70불 수준에서 판매한다. 이 서비스에도 돈을 내기 싫다. 이런 고객들을 위해서도 FAST는 멋진 옵션이다.
#2 셋톱박스를 밀어낸 커넥티드TV
FAST가 쉽게 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로쿠나 스마트TV가 OTT를 쉽게 TV와 연결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로쿠만 6천만대의 TV와 연결되어 있을 정도이고 점차 스마트TV가 ‘커넥티드TV’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3 방송국 브랜드 보다 콘텐츠 채널을 선호
특정 방송국이 각종 프로그램들을 편성하는 채널은 OTT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FAST를 즐기는 이용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24시간 즐기는 채널을 선호한다. 24시간 클래식 영화만 상영하거나, 월드 포커 게임 전용 채널, 여성 스포츠만 편성하는 채널로 콘텐츠를 즐긴다. 이런 소비는 집중해서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하는 패턴과는 다소 다르다. 일종의 백그라운드TV (채널을 켜놓고 다른 일을 하거나 좋아하는 장면이 나오면 집중해서 시청도 하는 패턴) 경향이 강하다.
위 데이터를 보면 재미있는 시사점을 발견한다. 유료OTT와 FAST는 요일별로 각기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인다. 업무와 함께 하는 주중에는 콘텐츠를 세밀하게 골라 보는 넷플릭스 보다 리모컨 만 눌러 FAST 채널을 시청하기를 선호한다. 서로 보완적 관계이다.
#4 광고주의 관심 이동
채널은 시간 순으로 콘텐츠를 편성하고 정해진 시간 기준대로 광고를 삽입할 수 있다. 이용자도 무료로 시청하는 댓가로 광고 노출을 용인하다. 당연히 광고주의 관심이 FAST로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콘텐츠 중심 채널들은 타겟을 설정하기 쉽고, 콘텐츠에 포함된 메타데이터(meta-data)를 시간순으로 삽입하여 세그먼트된 타겟 광고를 노출 할 수 있다. 시청자의 특성과 관심사를 채널 자체가 보다 명확히 할 수 있고 콘텐츠 구간 마다 삽입된 메타데이터는 관심 수준을 측정함으로써 시청자마다 개인화된 광고를 송출 하는 <어드레서블(addressable )TV 광고> 를 레거시 플랫폼의 셋톱박스 보다 더 정교하게 시도할 수 있다.
위의 nscreen media 의 측정에 의하면 FAST 광고 시장의 매출은 2021년 2.1억불로 2023년 2배 증가를 예상한다. 이는 전체 레거시 미디어 광고 시장의 5% 수준이고 유투브 광고 매출의 10% 수준이다.
재미와 특화 채널이 넘쳐나는 FAST 콘텐츠
재미잇는 생태계의 조망도가 있다. 미국의 미디어 전문가가 그린 FAST 생태계이다.
이 트랙의 외곽 영역은 참여한 무료 채널에 대한 분석이다. 홀마크, popcornflix 등 녹색을 띄고 있는 차량은 영화 채널들이다. 영화가 FAST 채널에서 가장 많이 시청하는 콘텐츠 범주이다. Pluto TV, Peacock 등 FAST 플랫폼들에서도 가장 이용율이 높다. 특히 로쿠, 삼성TV등 커넥티드TV가 제공하는 FAST 채널 중에도 영화 채널이 존재하여 치열한 경쟁 영역이다.
두번째로 인기가 높은 FAST 채널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뉴스 채널들이다. ABC, CBS, NBC 등 지상파 채널의 뉴스 채널은 유료방송 코드커팅의 빈 자리를 채워준다. 특이한 것은 지역 뉴스 채널들을 FAST 채널로 제공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CBS는 CBSN 이라는 FAST 채널로 17개 지역의 뉴스들을 제공한다.
뉴스 중심 FAST OTT인 VUit는 무려 71개 지역 뉴스 방송국의 채널들을 서비스 중이기도 한데 이는 미국지역 뉴스의 82%를 커버한다.
스포츠 채널은 포커 게임 리그 등 특화된 스포츠 장르 채널들이 인기이다. 특히 여성 타겟의 스포츠 채널들도 있는데 US Ski & Snowboard, World Surf League 들을 녹화 중계 한다. 실제 스포츠 인구중에 40%가 여성인데 레거시 미디어의 스포츠 채널에서 방영 중인 콘텐츠의 4%만이 여성 스포츠라는 통계가 있다. 이런 점에서 FAST 는 타겟의 기호에 충실한 채널 전략으로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점이 참신하다.
그리고 키즈 FAST 채널인 ‘Ryans World’는 8살 아이가 운영하는 인기 유투브 채널을 TV로 옮겼다. 파워 캐릭터들은 모두 유료OTT에 포진되어 있기때문에 키즈 채널들은 특색있는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커넥티드TV 경쟁도 치열
이 트랙의 가운데에 포진한 디바이스 영역은 로쿠, 아마존 Fire TV, 삼성전자 스마트TV 순으로 점유하고 있다. FAST 채널들은 이런 커넥티드TV에 입점 하거나 PLUTO TV 등 FAST OTT와 거래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서비스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커넥티드TV와 FAST OTT들 상호 경쟁적 관계가 되어갈 수 있다. 최근 로쿠는 자신들의 브랜드가 붙은 스마트TV를 제조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한국도 FAST 시작. 방송 PP들의 다양한 시도 뒤따라야
정리해보자. FAST 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 진영과 광고주 들 모두 새롭게 만들고 싶어하는 생태계이다.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광고 삽입 기술, 광고 집행 후 분석 등 광고 인프라 영역도 FAST 생태계의 속도에 맞추어 고도화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OTT 옵션임은 당연하다.
한국은 코드커팅이 발생하지 않고 낮은 유료방송 수신료가 OTT의 다양성을 막고 있다. FAST OTT은 시장의 크기가 작은 한국에서 기대하기는 힘든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스마트TV 이용이 지속 증가하고 있고 스마트TV를 통해 FAST로 진입하는 채널들이 늘고 있다. 그리고 CJ ENM 채널이 파라마운트가 운영중인 FAST OTT인 Pluto TV 에 입점을 준비 중이다. 한류 콘텐츠들이 미국 등 글로벌 FAST 플랫폼에도 유통되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뉴 아이디도 SKB가 출시한 OTT 셋톱박스 그리고 아마존, 로쿠, 플루토TV, 플렉스, 투비 등 20여개 이상의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등과 제휴 하여 FAST 채널을 출시하였다.
위의 FAST OTT 에서 인기있는 콘텐츠에서 보듯이 뉴스, 키즈, 영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채널의 FAST 진출이 시도되기를 응원한다. 기존의 틀에 짜여진 레거시 미디어의 틀을 벗어나 콘텐츠의 자유도가 높은 FAST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로 발전해 가기를 기대해보자.
jeremy79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