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AVDO, FAST 전망
미국에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서비스가 한국에는 성공하지 못한 OTT가 있다. AVOD,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가 그것이다. 이 둘의 서비스는 넷플릭스, 웨이브등 구독형 SVOD와 달리 광고를 시청하는 조건으로 무료로 이용 가능한 OTT이다. AVOD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VOD 서비스이고 FAST는 일반 TV채널과 동일한 방식의 리니어(linear 채널) 서비스이다.
AVOD, FAST가 미국에서 인기인 이유
이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료 니까” “그런데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도 있으니까” 이 두가지 답변이 56.8% 이다.
미국 시장에서 AVOD, FAST 서비스 갯수는 10여개 넘는다. 아마존, COMCAST, ViacomCBS, NBCU 등 기존 미디어 진영이 뛰어들었다. 스포츠에서 방송 드라마, 영화 까지 콘텐츠의 품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문전성시의 근본적 이유를 분석해보자. 아시다시피 한국과 달리 미국의 시청자들은 유료방송을 해지(코드컷팅) 하고 OTT만으로 콘텐츠 생활을 즐기는 추세가 증가한다.
(위 표를 보면, SVOD 가 아닌 AVOD, FAST 심지어 불법의 경계에 있는 기술 활용한 시청 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이 코드커팅의 대안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청자 수의 감소로 레거시 TV채널의 광고 수익이 감소한다. OTT로 이동하는 이용자들이 무료로 시청할 기회를 제공하고 OTT 접점에 새로운 광고 사업을 펼치고자 AVOD와 FAST 서비스를 열고 있다. 예를들어, 미국판 복면가왕 (실제 MBC가 포맷 수출) 의 팬들이 수요일에 방영되는 에피소드를 놓쳣다면 FOX Corp. 이 서비스 중인 무료 광고 OTT ‘tubi’ 에서 방송 된지 2주후에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앱만 다운로드 받으면 시청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AVOD, FAST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 이용자 곁에 있다. 스마트TV, 로쿠, 아마존FireTV, 크롬캐스트 등을 통하면 언제든지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아래 그림은 미국에 활발하게 서비스 중인 AVOD, FAST 서비스들이다.
미국의 Nielsen 조사결과에 의하면 미국 TV 보급 가구 중 81.6%는 하나 이상의 SVOD 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며 AVOD는 21.3%, FAST는 13.4% 를 이용하고 있다. 이 추세는 SVOD는 하락하고 AVOD 및 FAST는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물론, 미국 시장에서 구독형 OTT는 여전히 지배적이다.)
세번째로는 SVOD 구독 피로도와 경제적 이유로 이용자들의 합리적 선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를 시청하고라도 낮은 가격을 지불하거나 무료 OTT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구독형 SVOD와 AVOD 병행 상품등 2가지 유형
AVOD와 FAST는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구독형과 AVOD를 동시에 제공하는 유형이다. 유투브, 훌루, HBO MAX, 피콕(peacock) 등이 이에 속한다. 피콕은 광고 보면 무료 버전인 기본형과 돈을 내는 프리미엄 OTT로 분리되어 있다. HBO MAX, 파라마운트+ 등 후발 스트리머들이 구독자를 빠르게 끌어들이기 위해 광고형 AVOD 상품을 병행 출시하고 있다. 이용자들도 가격을 낮추는 댓가로 기꺼이 최소한의 광고는 시청 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훌루가 가장 오랜기간 광고 계층형 상품을 발전시켜왔다. 순수 무료 광고 AVOD 로 출발해서, 유료+광고, 유료 only 등으로 상품을 발전시켜왔다. 아울러 훌루는 VOD 시청을 잠시 멈추었을때 10초 광고를 노출하는 중간광고 를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광고 노출의 지점과 서비스가 무엇인지 연구하는데 ‘도’가 텃다.
두번째 모델은 순수 광고가 포함된 단일 OTT 모델이다. 아마존의 IMDB, CBS의 Pluotv, 삼성TV Plus등이 이에 속한다.
SVOD와 AVDO 의 가구 도달율을 비교한 위의 표를 보면 유투브, 훌루, 피콕, TUBI 등 미디어 대기업들의 서비스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AVOD, FAST 의 숨겨진 이면 : TV 광고 뺏어먹기 경쟁
AVOD, FAST 경쟁의 이면에는 TV 광고 시장의 쟁탈전의 기업 전략이 숨어져 있다. 최근 11월 구글이 크롬캐스트 기반의 GOOGLE TV를 채택한 스마트TV에 FAST를 런칭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마존은 Fire TV 스틱에 이어 스스로 스마트TV를 개발하여 그 위에 IMDB TV를 밀고 있고 영국등 글로벌 버전도 출시했다. 이는 아마존의 온라인 광고 수익이 팬데믹 이후 70% 이상 증가했다. 아마존이 NFL 경기의 일부 독점을 완료하고 MGM을 인수하여 이를 광고 사업에 활용하는 전진기지가 바로 IMDB TV이다.
아마존은 자사가 보유한 이용자들의 쇼핑 데이터를 동영상 시청 데이터와 교차 분석하여 개인화된 광고들을 IMDB TV에 적용한다. 아마존은 2021년 5월 기준, 광고지원 OTT 콘텐츠들이 월간 1억 2천만명에게 도달된다고 밝혔다. (플랫폼은 IMDB TV, 게임 OTT 트위치, NFL 라이브스포츠 앱들의 총합이다.)
IMDB TV는 쿠키를 기반으로한 온라인 광고의 단계적 폐지와 함께 AVOD / FAST의 광고 상품이 데이터 기반 비 쿠기 기반 광고 사업으로 발전 시킬 경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AVOD, FAST OTT들이 광고 비즈니스로 성공하려면, “이용자의 수 x 광고 단가” 의 수학이 일정 숫자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 TV 광고가 아닌 온라인 동영상 광고의 체계를 적용하기 때문에 광고 단가가 매우 낮다. 반면 미국의 AOD, FAST OTT는 영화, 스포츠, 드라마 등 신작 구작 콘텐츠가 유입되면서 이용량이 늘고 기존 레거시TV 광고와 달리 타겟팅 된 개인화 광고를 적용하여 단가를 인상시키고 있다.
AVOD-FAST가 성공하지 못한 한국
그렇다면 한국에는 AVOD, FAST 도입은 어떤 상태인가? 한국에서 대표적 AVOD는 아직도 생존해 있는 곰TV 이다. 무료 영화에 시청전 광고, 시청중 광고, 시청후 광고등을 삽입하여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생존만 하고 있다. 그 다음 현재 스마트TV에 서비스중인 <SAMSUNG TV PLUS> 가 FAST의 대표 사례이다. CJ ENM의 티빙이 제공중인 프로그램 채널 (인기 드라마, 오락을 묶어서 24시간 송출하는 채널) 들을 제공 중이다. 그리고 가장 원조격은 케이블TV 회사 HCN (지금은 KT스카이라이프에 인수) 가 2014년 부터 4-5년간 서비스했던 ‘에브리온티비”가 FAST OTT 였다. 250여개 채널에 월 방문자 600만명 까지 성과를 냈으나 수익성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한국에 AVOD, FAST가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는 3가지이다.
1)코드커팅이 발생하지 않는다 (낮은 유료 방송 가격)
2)커넥티드TV 단말 등이 발전하지 못했다 (크롬캐스트 등 다수 기술이 실패)
3)콘텐츠 유통 질서가 유료 중심으로 발전되어 있다 (좋은 콘텐츠가 무료 상품에 미 제공)
AVOD, FAST는 글로벌 트렌드, 그러나 국가마다 다른 양상
AVOD나 FAST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의 등의 명품 오리지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TV나 로쿠, FIRE TV등을 통해 이용 장벽을 낮추고 시청자와 제작자들을 끌여들여 광고주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것이 목적이다.
결국 AVOD, FAST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점차 붕괴되는 시점에서 구독형과 광고 OTT가 공존하는 모양새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이다. SVOD과 AVOD가 공존하는 미국, 유럽 시장 (유료 지불이 높고 온라인 광고시장이 활성화 된 지역) , AVOD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동남 아시아 지역 (유료 지불이 낮고 모바일이 스트리밍의 메인 단말인 지역)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한국은 AVOD가 구동되지 않는 지역에 속한다.
넷플릭스는 AVOD 도입할까?
그럼, 넷플릭스는 AVOD 상품을 도입할까? 이에 대해 넷플릭스 경영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명확히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분석가들은 글로벌 시장이 점차 성숙되어 갈수록 광고포함 저가 상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시아 등의 많은 나라들은 무료 AVOD 서비스가 매우 인기다. 예를들어 베트남은 무료 광고 지원 콘텐츠를 선호하는 국가인데 유투브가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1위이다. 그리고 베트남 로컬 브랜드인 FTP Play가 서비스 점유율 23% 이고 넷플릭스 그 뒤를 이어 16% 수준이다. 결국 2021년 넷플릭스는 베트남에 안드로이드 모바일에 한해 무료 버전 넷플릭스를 오픈했다.
풀 버전 콘텐츠의 25%를 제공하는데 오징어게임을 무료로 시청한다. 다만 광고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런 방식의 무료 서비스는 케냐에 이어 2번째 시도이다. 이런 시도들이 점차 AVOD 상품으로 발전해 갈수도 있다. 특히 고객의 이용 데이터를 그 누구보다 방대하게 소유한 OTT 이기때문에 AVOD의 수익성도 높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AVOD와 FAST는 구독형 SVOD와 동반 성장해 가는 글로벌 트렌드이다. 다만 기존 레거시 미디어 시장의 위축 속도(광고 비즈니스의 변화 속도), 스마트TV 등 커넥티드TV의 확산 수준 그리고 경쟁 OTT들의 도전 등이 시기를 결정한다.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AVOD, FAST가 꼭 필요한가? 시청자들에게 OTT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글로벌 OTT들이 먼저 시작할 경우 국내 OTT들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해볼만하다.
한국에 FAST OTT 가 다시 시작
그래서 한국 시장에도 기회가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의 FAST 서비스들이 CJ ENM의 티빙 그리고 콘텐츠들이 늘고 있다. 이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귀뜸이다. 최근 SK브로드밴드가 커넥티드TV 단말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FAST 플랫폼이 탑재된 OTT 박스를 출시한다. 과거 CJ헬로비전이 출시한 티빙박스 등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웠던 OTT 단말이다. 이전에 비해 NEW 등과 협업하여 콘텐츠들의 질이 좋다. 한국의 FAST OTT로 성공을 기원해보자.
jeremy797@gmail.com